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기
챌린지 팀에서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최종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설계 과정으로서, 가장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시점이다. 어떤 프로덕트를 처음부터 만들어나가다보니, 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 만큼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맞춰나가고 있다.
지난 5일동안 나와 가장 치열하게 의견을 나눈 동료분이 계시다. 동료와 같은 그림을 맞춰나가는 것에 집중해야하기에 나는 그동안 최적화나 구조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런 것들은, 나중에 유지보수를 해가면서 신경써도 되는 부분이기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동료는 최적화나 구조에 굉장히 많은 포커스를 맞추고 계신분이다. 따라서, 내 입장에서는 이 분이 신경쓰시는 부분들이 우선순위가 낮은 업무들이었다. 반대로 이분에게는 내가하는 설계가 우선순위가 낮은 설계방식이었다.
첫 3일은 서로의 성향을 모르기에 치열하게 토론을 나누었다. 설계성향은 다르지만, 둘 다 모두 설계의 결함이나 워딩같은 사소하게 넘길 수 있는 문제들을 신경쓴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의견이 충돌할 때 빠르게 해결 '투표'라는 방식을 선택한 뒤에도, 같은 뜻을 가졌더라도 restful하게 설계하는 방식이나, 사용하는 단어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왜 이것을 사용해야하는지 서로가 서로를 설득시킬 필요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 과정이 지치고 머리아픈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순간 이 동료분이 내 의견의 모순점에 대해 지적해주지 않으면 뭔가 불안하게 느껴졌다. '내가 무엇이 그렇게 틀려서 지적하시는거지?' 라는 생각에서 '내 틀린부분을 왜 지적해주시지 않는거지?' 라는 생각으로 점차 바뀌어갔고, 이렇게 느껴진 순간부터 '난 이분에게 내 뒤를 맡길 수 있어'라는 강력한 믿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예전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 첫회에서 유시진과 미군장교와 처음으로 마주할때 칼이 오고가는 치열한 육탄전을 하는 장면이 있다. 비록 픽션이긴 하지만, 이 싸움의 이유가 연합작전 시 서로가 서로의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개발자는 지식노동자이기 때문에, 군인과 다르게 지식으로 서로에게 믿음을 준다. 그 지식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말'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환경에서 일을해오다 만난 사람들에게 서로 뒤를 맡길 수 있음을 개발자로서 확인 할 수있는 것은 '말'이고, 뒤를 맡겨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치열하게 토론해야하는 것이다. 개발자에게 치열한 토론이란 숙명이며 그렇기 때문에 면접을 볼 때 꼬리물기하면서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상대방의 의견을 무한수용하는 개발자가 아닌 허점을 잘 발견해 낼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너무 사소한 꼬투리가 아니라, 동료가 놓친부분이나 놓칠수 있을만한 것들을 바로잡고, 그 이유를 타당하게 설명함으로서 내 동료가 나를 믿고 시스템개발을 맡길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다.
나는 내 동료가 나를 믿고 뒤를 맡길 수 있는, 그래서 함께일하는데 신뢰를 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졌다.